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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레망’이 뭐길래 논란이?

군군 2025. 7. 1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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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레망이 뭐길래? 외교사절이 파견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이 절차의 정체는?

 

외교 뉴스나 국제정치 뉴스를 보다 보면 종종 등장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아그레망(agrément)’입니다. 다소 생소하고 낯선 용어이지만, 실제로는 국가 간 외교관계의 기초를 이루는 중요한 절차입니다.
오늘은 이 ‘아그레망’이라는 외교 용어의 의미부터 절차, 특징, 그리고 국제법적 위치까지 하나하나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아그레망이란?

 

‘아그레망(agrément)’은 한 국가가 자국의 외교사절을 다른 국가에 파견할 때, 그 외교관(예: 대사, 공사 등)이 받는 나라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를 사전에 확인하고 동의를 받는 절차를 말합니다.
이때 상대국의 동의 자체도 ‘아그레망’이라고 부릅니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 외교관을 너희 나라에 보내도 괜찮겠니?”
“응, 그 인물이라면 괜찮아.”
라는 식의 외교적 사전 승인 절차라고 보시면 됩니다.

 

왜 꼭 필요할까? 아그레망의 목적과 의의

 

  1. 외교 분쟁 예방
    만약 상대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인물이 아무 절차 없이 파견된다면, 그 자체가 외교적 결례가 되고 양국 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그레망은 이런 불필요한 외교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국제관례로 자리 잡았습니다.
  2. 기피 인물 사전 차단 (페르소나 논 그라타)
    특정 인물에 대해 상대국이 ‘기피 인물(Persona non grata)’이라고 판단할 경우, 아그레망을 거부함으로써 파견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때도 접수국(받는 나라)은 굳이 거부 이유를 설명할 의무는 없습니다.
  3. 외교관 파견 절차의 합법성 확보
    ‘아그레망’을 받지 않고 외교관을 파견하는 것은 국제 관례뿐만 아니라 국제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국제법 속의 아그레망: 비엔나 협약 제4조

 

1961년 체결된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 제4조에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파견국은 접수국의 아그레망을 받은 후에만 외교사절을 임명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관례를 넘어 법적으로도 파견국의 의무로 명확히 규정된 부분입니다.
즉, 아그레망 없이는 아무리 훌륭한 외교관이라도 상대국에 갈 수 없습니다.

 

아그레망 절차, 어떻게 진행될까?

 

  1. 비공식 접촉
    파견국은 외교 경로(보통 자국 외교부 → 상대국 외교부)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인물 제안을 합니다.
  2. 상대국의 검토
    접수국은 해당 인물의 정치 성향, 과거 언행, 국익과의 충돌 가능성 등을 검토합니다.
  3. 아그레망 부여 또는 거부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통상 2~3주 내로 아그레망이 승인됩니다.
    거부 시,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4. 신임장 발급 → 공식 파견
    아그레망을 받은 외교관은 자국에서 신임장을 받아 들고 공식적으로 해당 국가에 파견됩니다.

 

아그레망이 부여되면?

 

아그레망을 받은 인물은 공식적으로 ‘페르소나 그라타(Persona Grata, 환영받는 인물)’가 됩니다.
이후 상대국에 파견되어 정식 외교활동을 시작하게 되며, 해당 국가는 이를 통해 양국 외교관계를 더욱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아그레망이 거부된 인물은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 기피 인물)’로 분류되며, 사실상 해당 국가에서 외교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어원과 의미

 

‘아그레망(agrément)’은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외교 용어입니다.
agréer는 ‘동의하다’, ‘수락하다’라는 뜻이며, agrément는 그 명사형으로 ‘동의’, ‘허가’, ‘찬성’을 의미합니다.
영어의 agreement(합의)와도 어원이 같은 단어입니다.

외교에서 프랑스어가 자주 쓰이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프랑스가 유럽 외교문화의 중심지였기 때문입니다.

마무리하며

 

‘아그레망’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닙니다.
이는 국가의 자존심과 외교적 예의를 동시에 지키는 장치이며, 국제사회에서의 질서와 상호 존중을 유지하는 핵심 메커니즘입니다.

아그레망을 통해 우리는 국가 간 갈등을 줄이고, 더 원활한 외교 협력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외교라는 복잡하고 딱딱한 분야 속에서도, 이처럼 간단한 단어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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